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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비행기

이제, 다시 한국으로...

2012/01/25 16:20 2012/01/2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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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장

놀기만 한건 아니다. 학회에서는 열심히 들었다.

2012/01/25 16:19 2012/01/2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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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기대

홍콩 과기대다.


홍콩과기대 영어공부

얘네들도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는 듯 하다.


홍콩 거리

홍콩의 평범한 거리. 난 이런게 더 좋더라.


홍콩 거리

여긴 조금 더 번화가다.


빌딩 야경

홍콩 빌딩의 야경, 이쁘긴 하다.


호텔

우리가 묵은 호텔. 교통 편이 너무 안좋았다. 택시 기사들이 몰라!









2012/01/25 16:18 2012/01/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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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해외학회를 갔던 것은 2009년 여름방학 즈음이었던 것 같다. 학회에 발표를 하러 간 것은 아니고, 어쩌다 보니 구경좋게 말하면 견문을 넓히러하러 갈 기회가 생겼던 것이다. 바로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블랙햇 컨퍼런스였다. 블랙햇은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해킹 컨퍼런스다.

처음으로 간 해외 컨퍼런스가 그 유명하고 커다란 블랙햇이었기에, 여러 가지를 많이 배우고 생각할 수 있었다. 외국에 나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영어를 잘해야겠다는 것. 최소한 내가 하고싶은 말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만큼의 영어 실력은 가져야겠구나, 하는 걸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학회장 앞에 설치된 마이크로소프트의 부스에서 CTO라는 사람과 간단한 대화를 나눠봤는데, 무언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음에도 영어 실력이 모자라서 간단한 인사 정도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블랙햇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해킹 컨퍼런스여서 그런지 참여한 사람들이 즐겁고 자유로워 보인다는 점이었다. 청바지를 입고 발표하는 것이 기본이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가득 찬 라스베가스의 유명 호텔에서 자신있게 발표하고, 질문하는 모습들이 상당히 신선했다. 말 그대로, 상상하던 바로 그 해외 컨퍼런스였다.

홍콩의 컨퍼런스에 참여해서 그 옛날의 다른 컨퍼런스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 이후로는 그런 학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블랙햇을 다녀온 이후로, 모든 해외 학회란 것이 다 그런 것인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내가 처음으로 가서 발표했던 태국의 학회도 블랙햇에 비해 너무 작은 규모와 허름했던 호텔, 낮은 논문 수준 등에 너무 실망했었다. 물론 내 논문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 학회의 낮은 수준에 한 몫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직 제대로된 논문을 쓸 줄 모르던 시기에, 교수님이 경험 삼아 보내주신 듯 하다. 그러고보니 그 다음으로 갔던 SOUPS 라는 미국 시애틀의 학회는 훨씬 나았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했던 학회였는데, 사람들도 즐거워보이고 논문들의 수준도 높았던 기억이 난다. 물론 블랙햇 만큼 휘황찬란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즐겁고 가치있는 컨퍼런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으로 참여했던 작년의 홍콩 학회는 다시 태국에서의 학회와 같이 실망스러웠다. 학회장으로 사용된 호텔도 너무 안좋았고, 참여한 사람도 거의 없었다. 다음으로 참여한 해외 컨퍼런스가 바로 이곳, 다시 홍콩이다. 어제의 발표들은 많이 아쉬웠는데, 오늘 발표들은 내 관심분야들이기도 하고 처음으로 발표한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의 노교수님이 인상적으로 발표를 해 주셔서 이미지가 많이 좋아졌다. 다음으로 이어서 하고 있는 일본 분도 관심분야와는 거리가 좀 있긴 하지만 발표 수준은 나쁘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블랙햇 이후의 모든 학회들은 블랙햇만한 규모나 명성을 가진 것은 없었던 듯 하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번 학회가 처음인 연구실 후배들 때문이다. 해외 학회라며 기대하고 즐거워했던 연구실 후배가, 생각보다 학회가 실망스럽다며 이야기를 한 것이다. 마침 나도 각 학회마다 수준 차이가 많이 난다며 글을 적고 있던 참이었다.

어찌보면 난 운이 좋았던 것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내 실력이 모자라서 안좋은 학회들을 가보게 된 걸수도 있고, 또 어찌보면 이 모든 것이 경험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이번처럼 내가 논문을 발표하지 않는 학회는 조금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내가 어느 수준의 학회에 참석하고, 얼마나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하느냐는 환경의 문제보단 내가 하기 나름이고, 내가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제출만 하면 받아주는 그런 학회에서도 빛나는 사람은 있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학회에도 아직 준비가 덜 된 사람도 있을테니, 학회가 중요한 것은 아니란거다. 결국 내가 얼마나 많이 얻어가려고 노력하느냐와 같은, 태도가 가장 중요하겠지.

연구에만 전념하기 어려운 환경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내가 시간이 날 때마다 '하고싶던' 연구이를테면 논문을 읽는다던가 아이디어를 디자인해본다던가 하는를 하는 것도 아니다.

항상 되뇌이는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마인드다.
2012/01/25 16:15 2012/01/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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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아파트

대륙은 스케일이 다르다. 저 아파트에는 도대체 몇 명이 살까.


야시장

밤이 되어 들어선 야시장


야시장

홍콩에는 야시장이 많다


조각

누가 중국 아니랄까봐.


야시장

중국 풍이 확 느껴진다.


야시장

딱 중국이다. 모퉁이에는 팬더도 보인다.


맥주

돌아다니느라 피곤해서, 맥주 한잔!


피크

피크 트램을 타고 올라가서 본, 홍콩 전경!







2012/01/25 16:14 2012/01/2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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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쥬스

홍콩에 가면 꼭 먹어야 한다.


빌딩

홍콩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초고층 빌딩들


2층버스

그리고 마치 영국처럼, 2층버스


인형

길거리에서 인형들이 춤을 춘다

2012/01/25 16:10 2012/01/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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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참여하고 있는 팀의 국제학회 참석을 위해 홍콩에 가게 되었다는 사실이 결정되었을 때, 나는 아쉬웠다. 이미 작년 초에 홍콩을 한 번 다녀온 이후인데다, 그 때 제법 여유를 가지고 자유롭게 여행을 했던 터였기 때문에 홍콩이 아닌 다른 나라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요한 일들은 항상 그렇듯이 여행을 다녀온 직후까지 처리해야할 온갖 신경을 써야할 일들 때문에 홍콩에 가서도 마음편히 여행을 즐기기 힘들 것이 분명했다. 하나 둘 마음에 안들기 시작하니까, 여러 모로 불만인 것들이 자꾸 생겼다. 급하게 정해진 일정인데다 여비도 생각보다 적게 나와서 마음에 드는 호텔을 찾기가 힘들었고, 마침 홍콩의 정기 세일기간과 맞물리면서 항공편마저도 전부 매진이 되는 바람에 겨우겨우 생전 처음듣는 저가 항공 하나를 찾아 출발하게 된 것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직전까지 홍콩 여행에 대한 준비가 아닌 다른 일로 며칠을 밤을 새가며 일만 해야했던 것도 한 몫을 했으리라.

하지만 신비롭게도, 여행을 시작하는 오늘이 되자 무언가 들뜨기 시작하고 괜히 즐거워진다.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항공사의 서비스가 생각보다 마음에 든다. JIN AIR라는 처음 듣는 항공사다. 처음에는 저가 항공인데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없었기에 이런저런 서비스가 걱정되었는데, 오히려 제법 만족스러운 것이 여행의 전체적인 기분까지 좋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청바지를 입고 캡 모자를 쓴 스튜어디스의 모습은 뭔가 신선하면서도 젊고 활기찬 느낌을 준다. 대학 다니면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친구들 같은 이미지다. 물론 스튜어디스라 그런지 다들 키도 크고 예쁘고 얼굴도 작고 그렇다. 저가항공이라 그런지 내 또래의 젊은 사람들이 많은 것도 뭔가 신선하다. 대부분이 우리 나라 사람들인 듯 한데,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고 다들 들떠 있는 모습이 마치 수학여행이나 엠티를 가는 듯 한 기분이다. 기내식은 호화롭지는 않았으나 깔끔하게 맛있었으며, 비행기 좌석은 비록 좁긴 했지만 홍콩까지의 네 시간 비행 정도라면 견딜 수 없는 수준도 아니었다. 비행기가 작아서 많이 흔들릴 까 걱정도 되었지만 별로 그런 것도 없었다. 은근히 비행기 면세품의 종류도 많아서 필요로 하던 것들을 첫날부터 바로 살 수 있었던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져서 그런지, 이제 이런저런 것들이 또 다 예쁘게 보인다. 크로스백이 하나 필요해서 공항 면세점에서 급히 산 이스트팩 가방도 결제를 하려보니 마침 20% 세일 중이었고, 홍콩에 가서도 인터넷 강의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빌리게 된 PMP도 만족스럽게 잘 나오고 있다. 비행기에서 두 개의 강의를 들었다. 옆 좌석에 앉은 커플은 신혼여행을 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알콩달콩 예쁘다. 영원히 행복하시길.

그러고보면 외국으로 나온 것도 이제 제법 여러 번이다. 고등학교 때 까지만 하더라도 내가 이렇게 많이 외국으로 다니게 될 줄 몰랐는데, 신기하다는 생각도 든다. 자랑을 조금 하자면, 보스턴에서 한 달을 살아보기도 했고, 유럽 여행도 해봤고, 태국, 홍콩, 라스베가스에 시애틀까지 참 여러군데를 다니면서도 내 돈 내고 외국을 간 적은 한 번 밖에 없다. 하긴, 이렇게 외국 여행을 다니면서도, 또 그때마다 항상 느끼면서도 아직 자유롭게 영어회화가 되지 않는건 반성할 점이다.

40분 후면 이제 홍콩 공항에 도착한다고 한다. 글을 다듬고 수정하는 동안 시간이 조금 더 흘렀는데, 이제 비행기가 조금씩 하강하는 것이 느껴진다. 많이 보고 느끼고 그래서 깨닳을 수 있는 즐거운 여행이 되길, 그리고 홍콩에서 많은 것들을 세일하고 있기를 기대해 본다.

- 1월 9일, 홍콩을 향해 하강하는 비행기 안에서.
2012/01/25 15:03 2012/01/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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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별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포기했단다. 교과부가 전면 반값 등록금의 도입을 사실상 포기하고 일부 계층에게만 등록금 혜택을 주기로 확정했다. '등록금 혜택'이라는 단어는 애초에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는데, 이는 등록금이 인하되는 것이 아닌, 그저 장학금을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일 뿐이다. 이렇게 확대될 장학금 혜택 역시 그 대상은 상위 70% 이하, 일반 학생의 경우 직전학기 성적이 B학점 이상이어야 한단다. 물론 이러한 대상에 포함이 된다 하더라도 등록금의 반값 만큼 장학금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니며,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부여하기 때문에 수혜자의 대부분이 반값에는 턱도 없이 부족한 장학금을 받게 되어 있다.

파이낸셜 뉴스, "교과부 '반값 등록금' 도입 포기"
- 교육과학기술부가 전면 '반값 등록금' 도입을 포기하고 소득 상위 70%(7분위) 이하에게만 등록금 인하 혜택을 주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중략) 혜택 대상은 소득 상위 70% 이하이며 일반 재학생은 직전 학기 성적이 100점 만점에 80점(B학점) 이상, 장애인 재학생은 70점 이상이어야 한다. (이후 생략)

대통령에 대한 레임덕 현상이 시작된 지 오래이며, 이미 다음 총선과 이후 이어질 대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금에 와서야 저번 대선의 핵심 공약 중 하나였던 반값 등록금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곱게 보이지 않고, 애초부터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공약이라 그에 대해 기대했던 것도 아니지만, 정부에서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목소리들을 보자니 그저 절망스러울 뿐이다.

처음부터 불가능한 공약이었다. 사람들이 기호 1번 이명박에게 '정말 가능하냐'라고 물을 때마다 그는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지만, 사립대학들이 무슨 수를 써서든 등록금을 내리려 하지 않을 것임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등록금 원액을 절반으로 낮추는 것은 모든 사회의 비난을 감수하고도 한 해에 5~10%씩 꾸준히 등록금을 인상해온 대학의 모든 노력을 수포로 만드는 셈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한번 얻어낸 그들의 이득을, 정부에서 무슨 수로 빼앗아 온다는 말인가. 도대체 어떤 회유와 압박으로 그것을 가능토록 한다는 말인가. 지금이 정부 말 안들으면 기업이건 사학재단이건 말 그대로 '죽일 수 있던' 박정희 시대라도 되나. 하긴, 박정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표가 지난 대선에서 많이 작용하긴 했지만. 그렇기에 정부가 어떻게든 구색을 맞춰서 국민들에게 '우리 등록금을 낮추려 노력했다'라는 티라도 내보려면 장학금 형식으로 지급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물론 그 장학금 역시 사립대학에서는 쉽게 주려 하지 않을 것이니, '반값 등록금'이라는 이름의 공약을 지키려면 결국 국가에서 부담해야 할 것이었다.

물론 그 때부터 추측 가능했던 뻔한 반론 혹은 변명이 역시나 지금에도 존재하며, 그 중에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 밖에 없는 것들도 있다. 먼저, 이제서야 반값 등록금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국가의 경제 상황이 계속 위기였다는 점이 작용했을 수 있다. 종합주가지수 3000은 충분히 넘길 수 있는 나라인데 '정치를 못해서' 경제가 이모양이라던 현 정부와 여당의 주장은, 이젠 '정치는 잘했는데'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일 뿐이라고 한다. 저번 정권 때  몇 번이나 전세계 경제를 충격에 빠뜨렸던 오일쇼크가 생각나기는 하지만, 그건 저번 정권에 대한 변명일 뿐 이번 정권에 대한 비판이 될 수는 없다 생각하기에 뭐 딱히 할 말은 없다. 단지 좀 희한한 것은, '너희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 현 정권은 꺼져라'던 국민정서가 '경제가 힘들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 말 잘듣자.'로 변해 있다는 점 정도이다.

국가의 재정을 이용해서 반값 등록금 공약을 위한 장학금의 재원을 마련하려면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장학금을 지원하는 셈이고, 이는 곧 국민들이 장학금을 내주는 셈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그 많은 돈을 국민 세금으로 내자는 건가' 혹은 '결국 니가 받는 돈은 너희 아버지가 세금으로 내는 돈이다' 따위의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깊은 생각을 할 줄 알면서 왜 누가 잘하고 잘못한 것인지를 가리지 못하는건지 모르겠다. 이는 결국 '사립대학이 스스로 등록금 안내리겠다고 하면 등록금 못낮추는거지 뭐.'라는 주장일 뿐이며, 애초에 공약 자체가 반값 등록금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 없이 말만 번지르했기에 나오는 반응일 뿐이다. 결국, 반값등록금은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공약인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셈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마치 어른스러운 듯한 말투로 '너희들이 생각이 짧다'라고 말할 뿐이다. 준비되지 않은 공약을 내놓은 사람을 탓하지는 않고, 그 공약에 속은 사람들만 탓하고 있는 셈이다. '으이그 병신들아. 너희들은 그걸 믿었냐.'라며 낄낄대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어찌되었든 간에 분명한 것은 지금의 등록금은 비정상적으로 비싸다는 점이고, 또하나 분명한 점은 이러한 등록금 문제를 지금의 정부와 여당은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4대강 사업이야 반대가 워낙 극심했다고 쳐도, '제발 좀 지켜주세요'라던 핵심공약을 '아 그런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까 못할 것 같아.'라며 지키지 못한 셈이다. 지탄받아 당연하고, 욕을 먹어 당연하다. '그래도 열심히 하고있지 않느냐?' 라고?

노무현 정부에서 강원랜드를 만들어서 국민들을 빚쟁이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할 줄은 알면서 왜 이 나라의 젊은이들이 모두 빚쟁이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는 그렇게도 무관심한가. 당신들이 만들고 싶은 나라가, 당신들이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은 나라가 '공부를 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는' 나라였나. 그렇게도 '가난해서 공부 못한 한'이 맺힌 사람들이, 한 학기 대학에 다니기 위해서 1년을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에는 왜그렇게 여유로운가. 대학 졸업할 때 4천만원 빚을 지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어야 하는 지금 젊은이들의 현실에 왜그렇게 여유로운가.

고액 아르바이트인 과외를 할 수 있는 대학생은 전체의 5%도 되지 않는다. 학교 다녀와서 롯데리아에서 시급 5천원 받으며 하루에 여섯 시간 씩, 겨우 3만원이라도 벌어서 등록금에 보태겠다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을 앞에 두고 내 놓은 정책이 '지원 자격: B학점 이상'인가. 그것도 누군가는 C, D를 받아야만 하는 상대평가 제도 아래에서. 이건 정말이지 '시스템의 문제' 아닌가. 그래도 여전히 당신들은 그렇게 생각하나, '자기가 노력을 안해서 그런거지...'



대학생들, 촛불시위니 하는거 선동당해서 시간 버리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길 바란다. 과외니 알바니 하는 것보다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 받는게 훨씬 금액도 많고 큰 효도다. 물론 너희 중에 20%만 받을 수 있으니 알아서 열심히 해서 그 안에 들어야 한다. 나머지 80%는 제대로 노력하지 않은 것들일 뿐, 그런 것들까지 사회에서 신경써줘야 할 것은 아니다. 원래 사회란게 그렇다.

그렇지 않은가.
당신들이 원하는 사회란 이런 모습이지 않은가.


2011/12/05 13:58 2011/12/0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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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 적으려 했던 글은 요즘의 블로그와 블로고스피어에 관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려다 보니 도입부에서 어쩔 수 없이 소셜 네트워크의 다른 서비스들에 대해 언급을 해야만했고, 줄인다고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하려던 이야기보다도 이 도입부가 더 길어져버렸다. 그래서 글이 이렇게 나뉘었다. 이 글이 바로 그 도입부,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흐름, 혹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역사라고 보면 되겠다. 뒤에 이어질 글은 언제 다시 적게될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그 부분을 더 의욕적으로 적었는데, 적다보니 점점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이 되어갔고, 결국 그 글은 버려지고 서론 격인 이 글만이 남게 되었다.


사람들이 컴퓨터 네트워크를 이용해 커뮤니케이션 했던 방식의 흐름, 즉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의 흐름을 세대를 나누어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제 1세대는 E-mail이다. E-mail은 인터넷의 역사와 함께 시작한 유래깊은 서비스이자 애플리케이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메일(현 다음 커뮤니케이션) 등의 서비스가 1990년대 중반부터 무료 메일계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일반 사용자들에게 대중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2세대는 개인 홈페이지를 꼽아야 할 것이다. 물론 개인 홈페이지는 월드와이드웹(WWW)의 출현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지만, 개인 사용자들이 홈페이지 작성/개설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우리 나라 역시 개인 홈페이지 제작을 위한 무료 계정 서비스가 시작된 것도, 수많은 웹디자인 경진대회가 있었던 것도, 학생들의 장래희망에 '웹디자이너' 혹은 '웹마스터'라는 직업이 등장한 것도 모두 이 때 부터이다. 3세대는 바로 이 다음 글에서 이야기할 블로그이다. Web과 Log의 합성어인 블로그는 일반 사용자들이 홈페이지 제작이라는 전문적인 기술이 없이도 마음껏 웹에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다양한 종류의 소식을 알리는 활동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4세대는 싸이월드를 꼽아야 할 것이다. 그야말로 전문적인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가 등장한 셈이다. 최근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역시 이러한 소셜네트워킹서비스로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세대별 분류는 몇 가지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데, 첫번째는 바로 3세대의 블로그와 4세대에 위치한 싸이월드, 트위터/페이스북 때문이다. 사실 싸이월드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했던 성공적인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이다. 단, 세계화되지 못하고 한국이라는 우물 안에서 성공했다는 한계를 가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블로그가 어느정도 활성화 되고 난 이후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필두로한 SNS인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블로그 붐이 일어나기도 이전에 아이러브스쿨, 프리챌 등의 서비스를 거쳐 싸이월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대중 앞에 나타났다. 이때문에 전세계적인 기준에 맞추어 설명하려면 위의 분류가 합당하겠지만, 우리나라 사용자들에겐 3세대 싸이월드, 4세대 블로그, 그리고 다시 5세대의 트위터/페이스북 등으로 조절하는 것이 더욱 익숙할 수 있다. 단, 이렇게 나눌 경우 3세대 싸이월드와 5세대 트위터/페이스북 간의 명확한 특징을 구분지을 수 없고, 전세계적인 흐름과도 다소 어긋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이 나누었다. (물론 이에 앞서 아이러브스쿨이나 프리챌과 같은 싸이월드의 시초가 된 서비스에 대한 언급도 있어야 할 것이고, 이렇게 이른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성공했던 싸이월드가 왜 세계화에는 실패했는가에 대한 이슈도 존재하지만 이는 일단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하고 넘어가겠다.)


다른 논란으로는 ICQ, MSN Messenger, NateOn 등 메신저 서비스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 혹은 네이버나 다음, 야후, 혹은 라이코스나 알타비스타와 같은 검색엔진/포털 사이트들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 그 외에도 유튜브 등의 소셜미디어나 그루폰과 같은 소셜커머스, 혹은 옛날의 세이클럽 등과 같은 채팅 서비스 등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의 여지가 될 수는 있겠으나 이들은 그 목적이나 서비스의 전반적인 발전흐름이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흐름에 핵심적인 요소로 다루기는 다소 애매한 점이 있기에 여기서는 제외하였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위의 요소들은 모두 1세대~4세대로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그 중심축은 이동했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서비스들과는 차별되는 특징과 목적을 가지고 가지고 있었으며, 그 때문에 현재에도 이 모든 서비스는 동시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기술의 경우 기존의 것보다 더 나은 기술이 나오면 기존의 기술은 도태되기 마련인데, 소셜네트워크의 큰 흐름에 존재하는 이메일, 개인홈페이지, 그리고 블로그는 최근의 트위터/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의 큰 돌풍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스스로의 영역을 지키고 있으며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 하나, 블로그만 빼고 말이다.




2011/11/20 23:56 2011/11/2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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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를 한 캔 마셨다.



느즈막히 집에와서 아이폰을 스피커에 연결하며, CD플레이어를 하나 살까, 생각을 했다.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튕기면 음악이 처음부터 나오던 그 CD플레이어.

고등학교 때는 그 CD플레이어가 삶의 낙이었다. 좋아하는 음악을 담아 정성스레 레코딩해서는, 야자 시간이며 학교 오갈때며 시도 때도 없이 들었다.

마음에 드는 CD를 정성스레 CD플레이어에 넣고 리모콘을 살짝 돌리면, 그게 내 야자 시간의 시작을 의미했고, 하루 일과 끝을 의미했고, 내 고등학교 시절을 의미했다.

 

고독하군.

 

차가운 아이폰에서 처음 듣는 음악이 흘러 나온다. 아, 아니다.

날 닮아가는 너의 모습은 언제나 날 향기롭게 해. 내겐 눈물나게 아름다운 너 하나만으로도, 너무 감사해 난 행복해. 널 나에게 준 이 세상 끝까지 너를 사랑해, 영원히 변하지 않을 지금 이대로..

 

스팸을 구워서 한 캔 더 마시고 자야겠다. 스팸은 맛있다.

 

 

 
2011/07/15 00:03 2011/07/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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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다.
때로는 기록해 둘 만큼 강렬하지 않았고,
때로는 그저 귀찮음에 다음으로 미루었던,
그래서 시간이 흐른 후, 그 때의 흔적을 남기지 않은 것에 아쉬워 하면서도
이제와서 그 때를 기억하기에는 이미 너무 옅어져버린,
그렇게 남겨진,
그리고 차차 희미해져,
마침내 사라질,
그런 이야기들이 있다.
2011/06/09 00:11 2011/06/0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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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생들은 만화책이 아닌 웹툰이라는 것을 즐겨 본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아마추어 작가의 만화를 매주 연재 형식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제는 강풀과 같은 웹툰으로 인해 유명해진 만화가도 나왔고, 거의 모든 장르를 다루고 있으며, 그 규모 역시 간단한 네컷 만화에서부터 몇 년간 연재를 하는 장편 만화까지 넓어졌다. 굳이 만화책을 사거나 대여하지 않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잠깐 쉬는 시간에 쉽게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미 대학생들에게는 하나의 '문화'가 되어버렸다고 봐도 될 정도로 성장했다.

나 역시 제법 다양한 웹툰을 보아왔는데, 그 중에서도 오늘 이야기할 웹툰은 네이버에서 지금도 연재 중인 '호랭총각'이라는 웹툰(주소: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22897&weekday=sun)이다. 조선시대, 말을 할줄 아는 사람이 되고싶은 호랑이가 주인공인데, 이렇게 글로 주절주절 소개하는 것보다는 직접 만화를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아래는 주인공 호랭총각이 어릴 적 아기 호랑이 일 때 그를 키워준 할아버지를 회상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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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씨는 곱게쓰고, 매사 행동거지는 조심히 하는 것을 잊지 말거라.
너의 말과 행동은 남이 너를 대하는 본이 되기 때문이란다.
가지기에 연연치 말고 베품에 아낌이 없어야 하느니라.
그 덕이 쌓여, 더 큰것을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이란다.
기쁨은 더할줄 알고, 슬픔은 나눌줄 알아야 하느니라.
마을을 함께 나눌줄 안다면 사람 아닌 천지 만물 그 무엇과도 이웃이며 벗이 될 수 있으니,
네가 항시 마음을 다하여 깍듯하다면, 그 누구라도 너를 짐승이 아닌 사람의 예로 대할 것이니라.

상당히 인상적이다. 우리 주위에서 정말 듣기 힘든 말이다. 하지만 소중한 말, 마치 아버지가 자식에게 해줄 것만 같은 그런 말이다. 이 웹툰의 다양한 스토리 중, '선비의 혼' 파트는 특히나 이러한 이야기가 많다. 난 정말이지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말을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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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외침에도, 끝모를 부정부패에도 이 나라가 망하지 않고 명맥을 이어나가는 이유가 뭔줄 아느냐?
그것은 몇몇의 부정한자들 보다 묵묵히 제 살길 바르게 사는 이들이 그들 보다 숱하게 많기 때문이니라.
그런 소리없는 자들이 곧 대의고 정의니라.

호랭총각은 이선균이라는 선비의 도움을 받아 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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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는 반듯하게 펴고, 어깨에는 힘을 빼고, 붓을 잡는 손은 야무지게.
서두름이 없으되, 망설임 또한 없이.

이 웹툰 자체가 사회 문제에 대한 페러디도 많은 편이지만, 이 '선비의 혼' 파트에는 그러한 부분들이 매우 많다. 주인공 호랭총각이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 과거시험을 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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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험 붙으러 공부하지 학문은 무슨 개뿔...
학문이 밥먹여 준답디까? 합격이 밥먹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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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죽을 애를 쓰다 끝내 지쳐 쓰러질라 치면 그때서야 살짝 길이 보이고 그러는 것이 사는 재미 아니겠수? 공선생님도 앓이를 하는 것일테니 곧 좋은 일이 분명 있을 게유. 내 장담 하지요.



호랭총각의 글공부를 도와주고, 과거까지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상균'이라는 선비는 이런저런 사연이 많다. 영의정을 지낸 할아버지와 좌의정을 지낸 작은할아버지, 그리고 그 스스로도 어릴적부터 성균관에 들어가며 천재 소리를 듣던 수재. 하지만 역모를 꾀했다는 모함으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고, 할아버지는 귀양을 가서 병을 얻어 돌아가신다. 지금은 다행히 그 모함의 진실이 밝혀져 집안은 회복이 된 상황이다. 그 이상균이 어릴적 스승을 찾아가면서 밝혀지는 그의 사연, 그리고 결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멘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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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놈! 잘났다 잘났다 하니, 천하에 시건방진놈이 다 되었구나!
몸소 부딪혀 보지도 않고 입으로만 떠들며 고상한채 하는 것이 그것이 선비더냐?

맞춰 살아갈 수 없다 못마땅하다 하면 직접 나서 잘못된 것들은 하나하나 고쳐나가면 될일이 아니더냐.
네 할애비가 네놈 이런꼴 못 본게 천만 다행이다 이눔아!
어사화를 머리에 꽂지 않고서는 내눈앞에 다시 나타날 생각 말거라.
썩 물러가거라!



결국 소과를 합격하고 대과에 도전한 호랭총각. 그리고 임금님이 직접 주관한 과거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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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선비의 혼' 에피소드의 엔딩.
그 표현 방법이 직접적이라 할 수는 있겠으나, 이 뻔한 의미들은... 분명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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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6 08:11 2011/03/2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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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우리 나라 사회에서 '남성적인'이라는 형용사는 그다지 긍정적인 뉘앙스를 지니지 못하는 듯 하다. 대표적인 예로, '남성적인 기업문화'를 들 수 있는데, 이는 흔히 수직적이고 획일적이며 강압적인 문화를 나타내고자 할 때 사용된다. 그 남성적이라는 것이 원래 남자라는 존재가 가진 특성인지, 아니면 군대로부터 체득된 우리 나라 특유의 문화인지, 아니면 또다른 요인으로 인해 발현되는 것인지를 떠나 남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부정적인 뉘앙스는 그다지 달갑지 않다. 그에반해 '여성적인'이라는 형용사는 여러모로 매력적인 단어다. 수평적이고, 부드러우며, 다양하고, 관계지향적이다. 조금 더 나아가자면 편하고, 따뜻하게까지 느껴진다. 문제가 생겨도 그것을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하고 하는 것을 두고 '여성적'이라 한다.  

하지만 실제로 남성이 그러해서, 여성이 그러해서 이러한 단어가 사용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남성적인'이라는 단어에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긴 하나, 그렇다고 하여 과연 남성의 문화란 것이 그러하다고 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나는 여성의 문화가 수평적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으며, 부드럽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그 남성적인 문화라는 것은 정확하게 말하면 군대의 문화인 셈이다. 그리고 군대에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문화가 있는 것은 그 목적에 부합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있어서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문화는 매우 효율적이라는 것을 역사는 증명한다. 이는 기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이 세계 일류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수직적이고 획일적이며 강압적인, 바로 그 부정적인 뉘앙스의 문화 덕분이었다. 훌륭한 의사결정이 뒷받침된 수직적, 강압적 문화는 분명 매우 효율적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남자라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반드시 군대를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군대의 문화가 곧 남성의 문화라 하는 것이라면 이는 그야말로 슬픈 일이다. 모든 남성은 군대에 가기 이전에 어떤 성향이었나에 상관없이 군대를 다녀오게 되면 그러한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문화에 익숙해지게 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곧, 모든 남성은 군대 문화에 종속된다는 말이 된다.

핀트가 조금 엇나간 것 같지 않은가. 아무리 남자가 많은 집단이라도 수평적이고, 관계지향적일 수 있다. '그럴수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가 아니다. '효율'이라는 요소가 크리티컬하지 않은 모든 집단, 예를 들어 친목 모임이나 동아리 등에 있어서 남여성비와 그 집단의 문화는 완전히 독립적이다. 어떤 집단에 남자만, 혹은 여자만 있다고 하더라도 그 집단의 문화란 그 성별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말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리더의 판단에 따라, 혹은 미리 결정된 무언가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집단이라면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문화가 나타난다. 위에서 예로 든 군대나 기업 이외에도 간호사, 국가대표 축구팀, 치어리더, 119 구급출동요원, 스튜어디스 등이 그럴 것이다. 남자가 많아서, 혹은 여자만 있어서 그러한 문화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문화가 가장 효율적이기에 그 문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결국 수직적, 획일적이고 강압적인 문화는 집단 전체의 퍼포먼스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활동이 제약되는 모든 상황에 있어서 발현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단지 상대적으로 여성은 그러한 경험을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게 된 이후에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며, 대한민국 남자는 특이하게 군대라는 곳에서 여자보다 먼저 경험하게 되는 것일 뿐이다. 그것은 성별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를 두고 '남성적인 문화는 그러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겠는가.









2011/03/18 05:45 2011/03/1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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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미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내가 진지한 척을 해가며 글을 쓰는 것에 흥미를 잃은지는 제법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무언가는 이미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사람들 역시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그걸 말하기 위해 내 에너지를 쏟아붇는 일은 그야말로 어리석은 일이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들 떠벌릴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내 스스로가 깊이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요즘 뉴스란 것을 보고 있으면 정말이지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다. 그래도 컴퓨터과학이라는 것을 전공으로 학문에 뜻을 둔 학생이기에, 이쪽 분야에 관심이 없거나 관심이 있어도 그리 깊이있게 알지는 못하는 많은 사람들보다는 조금 더 IT라는 이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잘 알고있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우리나라의 IT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한심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참다참다, 이렇게 글을 쓰려한다. 이쪽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이야기를, 하지만 이 답답한 대한민국 그 어느 언론도 말하려 하지 않는 이야기를 말이다.



그러니까 모든 것의 시작은 아이폰이었다. '애플'이라는 회사가 2007년, 아이폰이라는 것을 출시한 것을 기점으로 이 세상은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 나라를, 그리고 전세계를 흔들어대고 있는 그 스마트폰이라는 것의 시작이 바로 2007년 애플에서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부터였다.

사실 스마트폰이라는 기기 자체는 그 이전부터 존재했었다. 단지 일반의 사람은 그런게 있는 줄도 몰랐던 그런 기기였을 뿐이다. 그 때의 스마트폰은 예쁘지도 않고 사용하기에도 불편했으며, 앱이라는 개념도 희미해서 그냥 컴퓨터를 모니터 화면만 작게 만들어 놓은 수준이라 '이럴 바에는 컴퓨터를 쓰지'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그런 제품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폰이라는 것이 세상에 튀어 나오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사람들은 터치 스크린에 감각적인 디자인, 그리고 다양한 앱을 통해서 별의 별 기발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이 아이폰이라는 제품에 열광했다. 아이폰은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이며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2008년 말 내가 미국 보스턴에 있던 라이코스에 갔을 때 그곳 CTO, 즉 최고기술책임자라는 사람이 꼽은 '현재 미국의 3대 IT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아이폰이었다. 우리 나라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2010년 말이 되어서야 들어오게 된 이 아이폰이라는 녀석은, 사실 이미 그 때부터 세상을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아이폰은 기존의 스마트폰에 비해 획기적으로 빠르지도 않았고, 그들보다 크게 가볍지도 않았으며, 그들보다 그다지 얇지도 않았다. 사람들이 아이폰에 열광한 이유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였다. 아이폰은 예뻤으며디자인, 사용하기편리했고UI/UX, 손쉽게 인터넷으로부터 음악을 결제해서 받아 들을 수 있었으며iTunes, 톡톡 튀는 신기한 일들을 할 수 있었다. 아이폰이 성공은 소프트웨어의 성공이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미 애플에게 선수를 빼앗긴 상태였지만 사실 그 당시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던 기업인 '구글Google' 역시 모바일 플랫폼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안드로이드Android'였다.

여기서 헤깔리기 쉬운 것이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이름이 아닌 모바일 플랫폼의 이름이다. 그러니까 스마트폰을 컴퓨터로 비유를 하자면, 안드로이드는 윈도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애플의 경우에는 스마트폰(=아이폰)도 애플이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는 운영체제도 iOS라 하여 직접 만든 것인데, 그에 반해 구글은 스마트폰 자체는 만들지 않으면서 그 안에 들어가는 안드로이드만 공개를 한 것이다.

그런데 아이폰이 이렇게 '대박'을 터뜨리자, 구글은 2008년 그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을 소스코드까지 완전히 공개한다. 애플은 아이폰에 들어가는 iOS는 애플만이 그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때문에 아이폰용 앱을 개발하려면 애플에 허가를 받아야만 하고, 일정액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 때문에 '아이폰 호환 스마트폰'과 같은 것은 존재할 수가 없다. 아이폰과 관련된 모든 권리는 애플이 가지고 있으며, 때문에 오직 애플만이 만들어 낼 수 있다. 그에반해, 구글은 자신의 안드로이드를 모두에게 공개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모두에게 공개함에 따라, 생각치도 못하던 컴퓨터 회사에 일격을 맞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그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가져다 쓰기 시작했다. 아이폰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출시를 해야겠는데, 하드웨어야 기존에 만들던 생산라인이 있고 기술력이 있으니 만들어낼 수 있다 쳐도, 내부적으로 돌아갈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그때부터 만들어서는 너무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난감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기업 중 하나인 구글에서 만든 안드로이드를 공짜로 오픈을 해주었으니, 이는 너무나도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미 아이폰이 한번 휩쓸고 지나간 그 자리에, 시간이 조금 흘러 다른 회사들도 이제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들을 내놓기 시작한다. 더이상의 '신제품 휴대폰'은 찾기 힘들어졌다. 그게 2009년 까지의 상황이다.

그렇다면 2010년, 그리고 지금 2011년의 상황은 어떠한가. 2010년, 이미 늦어버리긴 했지만, 내가 보기에, 그래도 선수를 두세걸음 빼앗긴 상황에서의 대응 치고는 삼성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아이폰이 성공한 이유가 소프트웨어라고 할지라도 결국 하드웨어란 것은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며, 실제로 아이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들이 삼성과 엘지의 로고가 찍혀있는 것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소프트웨어 기업들 사이의 소프트웨어 전쟁에, 이제와서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하드웨어 기업인 삼성이 무리를 해가며 끼어들 필요도, 승산도 별로 없어 보인다. 세계 속의 삼성을 이끌어온 것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즉 하드웨어였다. 스마트폰 역시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공급사로 자의든 타의든 포지셔닝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더욱 유리한 위치에서 세계의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저 하드웨어 공급업체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애플 역시 이제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있다. 그들이 세계를 놀래킨 소프트웨어 대부분의 측면을 다른 기업들에게 따라잡히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은 '애플만의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다른 제품들이 더욱 어필하고 있다. UI/UX 적인 측면 역시 아직은 애플이 더 앞서지만 구글 안드로이드가 급속하게 그 수준을 따라잡고 있다. 2011년 초, 지금의 아이폰은 더이상 특별한 스마트폰이라 보기 힘들다.  플랫폼 전쟁에 뒤쳐져있던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세계 최고의 휴대폰 회사였던 노키아와 손잡으면서 대대적인 역습을 준비하고 있다.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다.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과 구글의 오픈 정책의 충돌로 보는 사람도 있고, 수많은 앱과 그 앱을 개발하는 개발자를 포함하는 애플과 구글의 생태계 전쟁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4세대 이동통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 시작하면 바로 올해, 그리고 늦어도 내년에 일어날 일이다 스마트폰을 위시로한 모바일 디바이스는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인터넷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러면 판도는 또다시 바뀔 수 있다. 이 외에도 다른 많은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다음 세대의 플랫폼을 두고 세계의 모든 IT 기업들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세상이 이렇다. 그런데 자칭 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은 여기서 최소한 두걸음 이상 뒤쳐져 있게된 이유가 뭘까. 물론 하드웨어 회사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IT 기업이라는 삼성과 LG의 대응이 너무나도 안일했던 것이 큰 이유다. 2007년에 나온 아이폰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2009년 12월에 와서였으며, 애플의 CEO가 16개국 동시 출시라며 발표했던 아이폰4가 왜인지 한국을 뺀 15개국에서만 판매가 되고 우리나라는 3개월이 지나서야 판매가 시작되었다. 삼성이 세계적인 흐름을 읽지 못했을 리가 없다. 그랬다면 지금 삼성은 정말이지 위험한 것이다. 단지, 여전히 잘 팔리던 휴대폰에 만족하고 있었던 것이다. 플랫폼이 변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우리나라 정부의 대응은 더욱 한심했다. 어떤 입김이 불었는지는 몰라도, 아이폰을 포함한 다른 스마트폰들이 들어오는 것 자체를 일단 막기에 급급했고, 삼성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출시일을 늦추며 시간을 벌어주는데 집중할 뿐이었다. 2008년에 미국에서는 한참 사회적인 이슈로써 이야기되었고,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확정된 인터넷 중립성에 관한 논의 역시 이제와서야 통신사들 눈치를 살피며 일단 틀어막고 있는 실정이다. 여당 야당 할것 없이 모두 대운하가 어쩌니 하고 있었을 뿐이지, 2008년 2009년 그 소용돌이 치던 세상에 위기감을 느낀 곳은 없었다. 21세기를 맞이해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없애버린 정부에 얼마나 큰 기대를 하겠냐마는 말이다.

그리고 가장 한심스러운 언론은 이런 전세계의 플랫폼 전쟁이 돌아가는 이야기에는 입을 꼭 다문 채, 삼성과 정부의 눈치나 살피기에 바빴다. 2010년 6월에 나온 갤럭시S의 하드웨어 성능을 2009년 7월에 나온 아이폰3Gs와 비교를 하는 기사나 실어댔고, 지금에 와서는 아무도 문제삼지 않는 아이폰4의 데스그립 현상아이폰의 특정 부위를 잡으면 통화감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아이폰4가 3개월이나 늦춰져 출시되던 그 때에는 마치 통화가 불가능한 스마트폰인 마냥 언론이 호들갑이나 떨고 있었다. 이런 기사들을 본 기억이 나지 않는가.

'갤럭시가 아이폰보다 더 빨라'
'갤럭시가 아이폰보다 화면이 더 커서 편리'
'갤럭시는 DMB 기능도 되'
'갤럭시가 아이폰보다 더 가벼워'

얼굴이 화끈거린다. 피카소가 훌륭한 이유는 그림을 잘 그렸기 때문이고, 리오넬 메시가 훌륭한 이유는 축구를 잘하기 때문이다. 장재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노래를 잘부르기 때문이고, 유재석에 열광하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폰이 훌륭한 이유, 아이폰에 열광하는 이유, 그리고 세상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변화한 이유는 다름 아닌 '소프트웨어'가 훌륭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갤럭시는 아이폰보다 하드웨어가 더 앞선다고 열심히 자랑이나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긴, 어쩔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애초에 삼성은 소프트웨어를 만든 적이 없다. 바다라는 운영체제를 만들고 있기는 하나, 아직 제대로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이라 말하기는 힘들다. 갤럭시는 내부 플랫폼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했다. 대부분의 기사가 아이폰과 갤럭시를 비교함에 있어서 소프트웨어를 언급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삼성의 소프트웨어는 구글의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갤럭시의 소프트웨어가 아이폰보다 훌륭하다면, 그건 안드로이드가 iOS보다수한 것이지 갤럭시가 아이폰보다 우수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언론의 기사들만 보면 애플과 삼성이, 아이폰과 갤럭시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만 같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건 iOS를 앞세운 애플과 안드로이드를 앞세운 구글의 거대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쟁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판매되고 있는 전세계의 다양한 스마트폰들 중 하나가 삼성의 갤럭시이고, LG의 옵티머스일 뿐이다.

이미 많이 늦긴 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삼성도 LG도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뭔가 대응이란 것을 하고 있다. 정부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닳았는지 이런저런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답답하게도, 정말이지 속이 터질 듯이 답답하게도, 아직까지도 언론은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안철수 교수가 '대한민국은 하드웨어 강국일지는 몰라도 소프트웨어 강국은 절대 아니다'라고 아무리 소리를 쳐도 그 말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없다. 덕분에, 갤럭시S가 아이폰4의 판매량을 앞질렀다고 하면, 마치 대한민국 국가대표 야구팀이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로성된 국가대표 야구팀을 이긴 것마냥 흐뭇해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우리나라 국민의 절대 다수다. '그렇지, 삼성이 하면 못할 리가 없지.' 라며 뿌듯해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는 동안, 그 당시 우리나라가, 우리나라 기업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아무 것도 없었다. 그 사회 전체의 전반적인 기반과 역량 자체가 너무 차이났다. 하지만 지금의 이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쟁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도 충분히 그 경쟁의 한가운데에서 세계를 주름잡을 수 있는 기회를 두고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기반과 역량이 있었다. 그런데 그걸 이렇게 한심하게 놓쳐버렸는데, 언론은 이렇게 여전히 국민들을 속이고 있을 뿐이다. '역시 삼성이 잘한다니까요.' 하면서.

애플의 아이폰5가 조만간 그 베일을 벗을 것 같고,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의 새버전을 속속들이 발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노키아의 CEO가 스스로를 불타고 있는 상황이라 표현하며 모든 역량을 지금의 이 전쟁에 쏟아부을 것을 약속했다. 여전히 전쟁은 진행 중이다. 그리고 오늘,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때 기사가 또하나 올라왔다.

삼성 갤럭시S II 공개 "아이폰 한물 갔어" - 아이뉴스24
"갤럭시S보다 더 크다. 그런데 더 얇고 가볍다. 성능은 물론 더 강화됐다. 전세계 천만대 이상 팔려나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 후속작이 드디어 공개된다..."
2011/02/13 03:02 2011/02/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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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으로 가는 길에는 '양촌리 순대국밥'이라는 음식점이 하나 있다. 제법 넓은데 사람은 별로 없는 집이다. 순대국밥 치고는 그렇게 맛있지가 않은데, 나는 살코기 순대국밥이라는 메뉴가 돼지국밥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종종 가는 집이다. 서울에서는 돼지국밥집을 찾기가 힘들다.

저녁 무렵이었다. 하루종일 일도 잘 안되고 해서, 바람이라도 쐴 겸 두고온 것도 가지러 갈 겸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왠일인지 그 순대국밥집에 사람이 바글바글 한 것이다. 그 넓은 곳에 앉을 자리가 없어보였다.

오늘은 설날이다. 그 춥던 날씨도 언제그랬냐는 듯이 갑자기 풀리기 시작하더니 오늘은 따뜻하기까지 했다. 가족과 친척과 함께하기 좋은 날이다. 함께해야 하는 날이다. 저들도 집에가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싶었을텐데, 가족들도 저들을 기다릴텐데.

발걸음을 옮겼다. 날씨는 무심하게도 따뜻하기만 했다.




2011/02/04 07:28 2011/02/0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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