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 13 Jul, Seattle, WACrab Pot은 해변에 위치해서, 바다를 보면서 먹을 수 있게 되어있었다. 메인 메뉴는 역시 게. 내가 먹은 메뉴에는 없었지만, 여기가 알래스카에서 가까워서인지 킹크랩도 나온다. 게와 새우, 조개, 거기다 옥수수나 감자 같은걸 같이 넣어서 푹- 쪄서는, 그 찜통을 식탁 위에 부어버린다. 그게 여기만의 특색이란다. 맥주도 제일 맛있는 걸로 달라 그래서 같이 곁들었다. 배가 고팠는지 정신없이 먹었다.
여담이지만, 주위
서울 사람들에 비해 나는 생선이나 게나 잘 발라먹는 편이다. 하지만 아빠가 생선이나 게를 발라내는 기술은 그야말로 경이롭다. 신기에 가깝다. 그 잔뼈 많은 조기나 갈치를 뒤집지도 않고 몇 번의 젓가락질만으로 정확히 앞뒷면 두 개의 살덩어리로 발라내는 모습은, 농담이 아니고 정말 TV에 나올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여담이다.
주문을 받은 분은 나보다 세네살 가량 어려보이는 여자분이었는데
그러면 아마 실제로는 다섯살 정도 차이날거다, 말도 느릿느릿하고 밝은 모습이 같은 기숙사 건물에 사는 새내기 후배가 자꾸 생각났다. 그러고보니 얼굴도 닮았다. 사진이라도 하나 찍어둘 걸 그랬다.

여기다. Crab Pot.

이렇게 바다 옆에 있다.태풍 불면 어쩌지?

먹으러 왔다고 신났다.

이렇게 그냥 식탁 위에 부어버린다.

망치로 깨먹어야 한다.

한 손에는 망치를 들고.

그 후배를 닮은 분이 Thank You! 라고 써줬다.
바다는 언제봐도 기분좋다. 한껏 바다 바람을 즐기고, 사진도 찍고 하다가 느즈막히 주차해 뒀던 곳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맙소사! 우리 차가 사라졌어!
없다. 어디에도 없다. 우리차 뿐만 아니라, 쭉- 같이 대놨던 다른 차들도 어디 갔는지 한 대도 없다. 마치 처음부터 여긴 주차하는 곳이 아니었던 것처럼. 그냥 휑- 하게 도로만 있을 뿐이다. 주차 도우미들이 서있는게 황당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들에게 물어봐도 모른단다.
당황스럽게 방황하고 있으니 누군가 재종이형에게 말을 걸어온다. 뭔가를 설명해주는 모양이다. 그제서야 나도 무인 주차기에 적힌 안내문을 본다. 오후 6시까지만 주차할 수 있단다. 그리고 지금은 6시 30분. 아하.
차가 어딘가로 견인되어 버린거였다. 재종이형은 아까 그 말을 걸어왔던 사람에게 이런저런 도움을 청하고 있었고, 그 사람도 마침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기색이었다. 마음이 편해졌다. 어떤 문제이든, 주어진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다면 차라리 편한 법이다. 벌금을 안낼 방법도 없을테고, 우리 차는 어딘가 견인되어 가있을테니, 그 곳에 가서 벌금내고 차를 찾아오면 되는거였다. 물론 벌금이 얼마나 나올지 그건 좀 걱정되지만 비싸든 싸든 그 역시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쯤 되면 이건 에피소드다. 슬슬 재밌어지려한다.
그 재종이형에게 말을 걸어온 사람이 친절하게 견인되어간 장소까지 차를 태워주었다. 물론 내릴 때 40불을 내라고 해서 눈 뜨고 바보가 되버리긴 했지만. 어차피 택시를 타도 10불은 나왔을 거리라고 생각하고, 덕분에 안헤매고 바로 올 수 있었으니 뭐 그러려니 하는 수 밖에. 재종이형이 탈 때 택시값만큼을 쳐주겠다고 말을 했다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저기 덩그러니 있다. 우리 차가.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모습을 사진이라도 찍어놓는건데 그랬다. 자동차가 뻘쭘하게 있다는 표현이 절로 나오는 모양새였다. 우리 빨간색 폰티악. 허허. 헛웃음만. 벌금이 140불 정도라니까, 한국 돈으로 한 17만원 정도 되는 것 같다. 비싼 밥 먹은 샘 치는 수밖에 없다. 돌아오는데 폰티악과 괜히 더 친해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