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for '기숙사'

1 POSTS

  1. 2009/01/30 기숙사에 갔었어. (6)
기숙사에 갔었어. 이제 대학원 신입생이 되서 다시 기숙사 입사 신청 자격이 생겼거든. 그래서 관련 서류 제출하러 참 오랜만에 간거야.

"어? 박한씨? 이제 복학하는거에요?"
기숙사 사무실 가서 서류를 제출하려고 하니까 거기 직원분이 날 알아보고는 인사를 하셨어.
2년 동안 기숙사에 살았었거든. 2학년 때는 기숙사 자치회까지 했었단마랴. 그래서 그 쪽 직원 분들이랑도 제법 안면도 있고. 그런데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계실줄은 몰랐어. 이름까지 기억하시고, 참 고맙더라구.

로비에는 아직 자치회 할 때 우리가 만들었던 화이트보드 건의함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더라. 여전히 스쿠터를 판다느니 하는 글도 적혀있고. 자치회 할 때 그 화이트보드에 사생들이 뭐라도 적어놓고 하면 잘만들었다 싶어서 괜히 기분좋아지곤 했었는데..

옆에는 작게 지금의 기숙사 자치회 홈페이지 주소도 적혀있어. 아, 자치회 홈페이지 만들고는 접속자 늘어나는거 보면서 참 뿌듯했었는데.. 이제 그 사이트는 없어졌지만 말야. 싸이월드 클럽으로 바꿨더라구. 하긴, 홈페이지 만들 줄 아는 사람이 없으면 관리하기 힘들겠지.

우리가 처음 시작했던 랜선 판매, 프로그램 대여도 아직 그대로 하더라구. 과일판매도 아직 하고있데. 인기가 많다던데, 그것도 우리가 시작했던거야. 컴퓨터A/S는 없어진거같더라. 저거 한다고 참 죽을 뻔 했는데. 그래도 대신 컴퓨터 고쳐주느라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사람 대하는 법도 배우고 했던거같아.

그 이전까지는 자치회가 무슨 밀실처럼 운영됐거든.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선거도 항상 한 팀만 나와서 찬반 투표 형식이었어. 투표는 제대로 했나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 때 바뀐거야. 이대로 안되겠다 해서 태영이형이랑 세훈이형이 '거북선'이란 이름으로 출마를 했고, 그렇게 경선에서 이긴거지. 난 정보화사업부로 뽑혔고.

자치회 멤버들 전부 의욕도 넘쳤고, 사람들도 좋아서 일은 힘들었지만 참 즐거웠어. 그 때 이것저것 막 일을 벌인게 많아. 생각해보면 별 걸 다했는데.. 위에 적은 과일 판매나 화이트보드 설치도 하고, 세탁기 옆에 빨래 둘 곳 없다고 빨래망도 설치해주고, 뭐 기숙사 입사 환영회도 하고, 테니스 레슨 이런 것도 만들어주고.. 그러고보니까 입사 환영회 할 때는 아카라카까지 불러서 응원하고 난리났었다. 하하, 맙소사, 기숙사 식당에 식탁들 다 밀어놓고 기숙사 사는 사람들끼리 사랑한다 연세 부르고 그랬는데..

3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그 때의 흔적들이 조금씩 남아 있더라구. 여전히 1학사 로비에 걸려있는 화이트보드, 날 알아보는 사무실 직원 누나, 자치회에서 붙여놓은 공지사항들.. 기분이 이상한거야.

어떡해! 진짜 기분이상해!
글 적고 있으니까 또 이상해졌어.

흔적이라는거, 추억이라는거..
그 때, 난 사랑에 빠졌던 것 같아. 그 시간들을 사랑했던 것 같아.

흘러간 시간 속에 담겨있는 건 아무도 바꿀 수 없기에, 이젠 아무도 그 아름다운 추억 위에 다른 색을 덧칠 할 수 없기에... 그래서 이렇게 아련해지는건가봐. 마치 사랑했던 여자와 마주친 것 처럼 아련한건가봐..


2009/01/30 17:21 2009/01/30 17:21
Trackback URL: http://ipuris.net/textcube/trackback/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