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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6 쓰레기통, 버려지기 위한 글. (8)
내 블로그에는 쓰레기통이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처음부터 있었던건 아니다. 언젠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억지로 포스팅 한 날이 있었다. 두고두고 찝찝하다가, 결국 그 글을 지우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이미 달려있는 리플들... 블로그를 가진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누군가로부터 받는 리플이란건 너무나도 소중해서 그것들을 지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서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바로 이 쓰레기통이라는 카테고리다. 내 마음에 영 들지 않는 글을 담는, 일종의 휴지통이랄까. 그러고보니 휴지통이 그래도 어감이 좀 더 부드러운데 왜 굳이 쓰레기통이란 단어를 썼을까 싶기도 하다. 아마 그 때 내 감정이 좀 과격했던 듯 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쓰레기통 카테고리는 참 불쌍하다. 쓴 사람으로부터 버려지는 글이 모이는 곳이아닌가. 게다가 더 서글픈건, 처음부터 쓰레기통 카테고리로 정해져서 쓰여지는 글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말은 곧, 버려지기 위해 쓰여지는 글이란 뜻이다. 이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안타깝게도, 지금 쓰고있는 이 글 역시 분류는 '쓰레기통'으로 되어 있다. 딱히 하고싶은 말도 없고, 깔끔한 수필을 적을 의욕도 없다.

사실 할 말이 없었던건 아니다. 내 블로그를 자주 찾아주시는 부모님이나 종종 놀러오는 친구들은 이 글을 읽기 전에 알아차렸겠지만, 스킨을 새로이 바꿨다. 얼마전에 올블로그를 보니 유명한 블로거는 '스킨을 바꿨습니다'라는 포스팅으로도 실시간 인기글에 오르기도 하던 것을 보면 누군가는 그렇구나, 얘가 스킨을 바꿨구나. 예쁘다 혹은 예전이 더 낫다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얼마나 무의미한 짓인가. 어찌보면 지극히 타인의 관심을 받고싶어하는 현대인의 외로움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너무 심한 비약이려나.

스킨을 바꾸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무언가 바꾸고 싶었던거다. 흔한 표현으로, '변화가 필요했다.'
무기력하고 의욕없이 생활하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뭐라도 하나 바꿔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스킨을 바꾸고, 또 글을 쓴다. 쓰레기통에 버려지기 위한 글일지라도 말이다.

다행스러운건, 스킨이 참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이 글 또한 썩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덤으로, 나도 다시 얼른 부지런해졌으면 좋겠다. 하느님 부처님 예수님, 공자에 알라신까지, 저 좀 도와주세요.



날씨가 너무 좋다. 게다가 주말이다. 오랜만에 하늘도 보고, 심호흡도 크게 하고.
나도 힘낼테니, 당신도 힘내세요!
스킨도 이렇게 싱그럽잖아요. :)




2008/11/16 09:04 2008/11/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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