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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04 커피 (4)
요즘들어 부쩍 커피를 많이 마신다. 생각해보니 하루에 세네잔은 꼬박꼬박 마시는 듯 하다. 원두커피는 몸에 좋다는데 나는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만 마신다. 고등학교 때 까지는 머리 나빠진다는 말에 괜히 꺼림찍해서 거의 마시지 않았고, 대학교에 와서도 된장질 하겠답시고 카페를 가거나 할 때가 아니면 역시 입에 대지 않았었는데, 요즘은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집에 갈 때 내 책상 위 여기저기에 놓여있는 빈 종이컵들을 보며 깜짝 놀랄 정도다.

다름이 아니라 연구실에 항상 비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시면 잠이 안온다는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의도가 살짝 의심스럽긴 하나, 커피 1.5L 를 마셔도 이내 잠이들어버리는 나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다. 오히려 컴퓨터 앞에 앉아 하루종일을 있다 보면 중간중간에 일어나서 기지개도 펴줘야 하고 밖에 나가서 바람도 한번 쐬어줘야 하는데, 그럴 때 이 커피만큼 좋은 친구가 없다.
 
하지만 난 여전히 커피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못된다. 커피의 맛을 구분할 줄 아는 입도 없다. 자주 마시지만 즐기는 편도 못된다. 모순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단지 마실 것이 커피 밖에 없으니 마시는 정도인 것이다. 녹차나 홍차가 있었다면, 매실 음료가 있었다면, 결명자 차가 있었다면 나는 그걸 커피 만큼 자주 마셨을거다. 내가 좋아하는 콜라가 있었다면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하루 1.5L로는 택도 없이 모자랐겠지.

결국 그런거다. 내가 커피를 이렇게도 자주 마시게 된 건 결국 환경 때문인거다. 마침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하고, 자연스레 입은 심심해지며, 마침 커피는 마음껏 마실 수 있는 그런 상황 말이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거다.

커피를 끊어볼까.
지금의 관성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2009/03/04 01:28 2009/03/04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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